짙어지는 불황의 그늘… 기업 올 목표달성 비상

■ 한은 43만개 법인 경영분석
성장·수익·안정성 동반 하락
위기대처 방안 찾기에 분주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기업의 성장ㆍ수익ㆍ안정성 지표가 모두 악화했다. 올해 경영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업 대부분이 올 초 세웠던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국내 43만6,000개 법인을 전수조사해 14일 발표한 '2011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15.3%에서 지난해 12.2%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성장성이 그만큼 떨어진 셈이다. 특히 제조업 중 전기전자의 증가율은 19.6%에서 2.3%로 추락했다. 비제조업 중 운수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같은 기간 18.9%에서 6.6%로 줄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2010년 5.3%에서 지난해 4.5%로 떨어졌다. 전기전자(6.4%→3.9%)와 전기가스(3.4%→0.7%) 등 일부 업종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실제 이익을 보여주는 매출액 세전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4.9%에서 3.7%로 축소됐다. 상품이나 서비스 1,000원어치를 팔아 세금을 내기 전 49원을 남겼다가 이제는 37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한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영업이익 비중이 축소되고 영업외수지 적자폭이 확대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150.1%에서 152.7%로 소폭 올랐다. 하지만 전기가스(114.8%→130.2%)와 운수(134.6%→179.1%) 업종의 상승폭은 평균보다 컸다.

이러한 실적악화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들은 상반기 실적악화 여파로 올 초에 제시했던 실적 목표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비상경영을 선포한 기업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계의 사정이 심각하다. GS건설은 3ㆍ4분기 내수감소와 해외경쟁 심화로 수주와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도 올해 수주목표를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내수부진과 영업규제 등 잇단 악재에 밀려 롯데그룹은 이미 지난 6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와 0.7% 줄어 올해 전망을 어둡게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차ㆍ포스코 등은 올해 목표를 무난히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4ㆍ4분기를 비롯해 내년 초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위기대처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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