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이 유례없는 사회 양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 속에 직장 내에서도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또는 동료 사이에 지지후보에 따라 긴장과 반목, 심지어 몸싸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 전했다.
이 신문은 한 그래픽 디자인 회사 직원이 지난 7월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사장과 불화 끝에 회사를 그만 둔 사례 등을 소개하고, 일부 회사는 동료들 사이의 정치적 견해 대립이 업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치참여 활동에 대한 내부 지침을 마련하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의 한 고용지원관리회사 관계자는 고객사들의 직장 분위기에 대해 "확연하게 양분된 정치적 견해 때문에 직장 내 긴장과 상호 적대감이 생길 수 있다"며 "최근 직장 내에서 정치문제로 인해 말다툼은 물론 몸싸움까지 일어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또 매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사이였으나 자신과 견해가 같을 줄 알고 특정후보를 반대하는 이 메일을 보냈다가 따돌림을 당하거나, 아침 근무시작 전에 함께 커피를 마시다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결과를 놓고 말다툼이 벌어지는 등 눈에 보이는 갈등과 보이지 않는 미묘한 긴장이 직장 분위기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사람들이 의견이 다르되 상호배척하지 않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마음을 잃어가고 있다"는 한 직원관리 자문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회사들은 직장 내 정치 토론 억제 대책에 부심하고 있으나, 이와 달리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정치의 해에 직장에서도 정치토론이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최근 사무실 미화 시합을 벌였을 때 직원들이 지지후보에따라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케리 민주당 후보 포스터와 스티커 등을 붙이는 것을 허용하는 등 도리어 '양성화' 정책으로 직장 분위기를 관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