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연말 조정국면 양상

특히 미 달러화가 최근들어 엔화에 대해 폭락세를 보이자 당국이 금리 인상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단행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나스닥지수는 지난달 30일 85.21포인트(2.5%)나 급락한 3,336.16으로 11월을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9월23일 이후 두달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셈이다. 다우지수도 이날 개장초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결국 70.11포인트(0.64%) 하락, 1만877.81을 기록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나스닥지수가 급락세로 돌아서자 월가에서는 마침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나스닥은 11월 한달간만 해도 주가가 12.5%나 치솟는 등 부분적인 과열 조짐을 보여왔으며 이 때문에 증시 주변에서는 한차례 조정과정을 거치는 게 오히려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증시분석가인 배리 하이먼은 『나스닥이 단기 급등을 거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면서 『Y2K문제 등을 감안할때 연말까지 하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나스닥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야후, 아마존 등 주로 인터넷관련주들이다. 상승폭이 컸던 만큼 하락속도 역시 가파른 셈이다. 특히 연말 쇼핑대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주가가 대거 하락세로 돌아서 시장관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엔화가 연일 급등세를 지속하고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로렌스 메어어 이사는 이날 『낮은 인플레속에 성장기조를 유지하자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시장관계자들은 일단 연말까지 증시가 뚜렷한 조정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등 첨단기술관련주의 투자매력이 높다는 점에서 과거과 같은 「거품 붕괴론」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첨단업종에 대한 인기가 계속되고 있어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당분간 대세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일단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6.30%에서 6.28%로 떨어졌다. 채권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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