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자로가 선진지역인 유럽의 네덜란드를 대상으로 세 번째 대형 수출에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4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네덜란드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델프트공대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오는 2017년까지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에서 운영 중인 연구로의 열 출력을 기존 2㎿에서 3㎿로 증가시키기 위한 시설개조와 냉중성자 연구설비 구축에 관련된 것이다. 계약금액은 약 1,900만유로(약 26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상목 미래부 1차관은 "원자력 기술수출 대상국이 그동안 중동·동남아 등에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에 세계 최고 성능의 연구로가 존재하는 유럽지역에 수출함으로써 국산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며 "더욱이 글로벌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의 아레바(AREVA)와 독일 누켐(NUKEM), 러시아 니켓(NIEKET) 컨소시엄과의 경합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특히 이번 수출을 계기로 이르면 올 하반기 국제입찰 예정인 네덜란드 연구로 팔라스(PALLAS) 건설사업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팔라스 프로젝트는 45㎿급 네덜란드 연구로를 55㎿급으로 대체하는 사업으로 계약가가 4억∼5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런 가운데 국산 연구로 수출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아제르바이잔·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연구로 수출을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달 23일부터 6명의 관계자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 국내 전문가들과 협력 가능성에 대해 사전 워크숍을 갖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최근까지 꾸준히 타당성 조사를 해오고 있다. 이외에 아제르바이잔과도 한국형 원자로 수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남아공은 곧 상용 원전과 연구로를 조만간 함께 발주할 예정으로 우리 정부 역시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