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40여명과 3,000여차례의 전화통화를 주고받는 등 수사 무마 청탁 활동을 벌인 사건 브로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용현 부장판사)는 경찰 수사를 받던 업체 대표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을 받고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정모(53)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7억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8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법인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모 N사 대표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6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정씨의 휴대폰에 경찰과 국세청, 정부 부처 등 전현직 공직자 150명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고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차례 이상 통화한 사람도 70명 정도 된다"며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경찰관 40여명에게 총 1,700차례의 전화를 걸고 이들로부터 1,560여회의 전화를 받았다"며 "특히 이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소속된 경위 1명과는 690여회를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지난 1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으로 부임한 총경과도 40여차례의 통화를 했다고 덧붙이며 "정씨는 이들 경찰관과의 통화가 단순히 안부전화였고 특수수사과 경위의 경우 가정사 사정이 있어 여러 번 통화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횟수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찰 수사단계에서 이 대표와 그의 가족 명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되지 않았고 차명주식도 발각되지 않아 관련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는 경찰관 등과의 친분을 이용해 공무원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거액을 받고 이들과 수차례 통화하고 골프를 치기도 했다"며 "수사 개시 직후 도피했다 한 달 만에 자수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