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글로벌 선진 금융회사 수준의 차세대 IT시스템을 오픈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체거래소(ATS) 설립 허용과 관련해 삼성증권의 행보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21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수준의 역량을 갖춘 차세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지난 2011년 초부터 300여명의 개발인력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삼성증권은 이로써 상품기획부터 개발,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이 시스템화돼 상품 출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상품관리 전용시스템’을 국내 증권사 최초로 구축했다.
또 법인 고객의 시스템 트레이딩에 사용되는 알고리즘 엔진, 전략을 자체 개발해 트레이딩 경쟁력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해외거래소와 해외통화 지원 범위도 기존 10개국에서 35개국으로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업계 최고 수준의 트레이딩 속도를 바탕으로 한 뱅킹서비스 개선과 각종 업무처리 속도 향상, 상품 구조 표준화 등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증권이 이날 3세대 IT시스템 가동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ATS 사업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일찍이 ATS에 관심이 많았고 내부적으로 많은 준비가 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차세대 시스템 오픈도 이와 관련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지난 2011년에 유럽 최대 ATS업체인 차이엑스글로벌과 ATS설립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차세대 IT 시스템이 ATS 사업과 연관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ATS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는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