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 케이팝 한류의 구심점 중 하나인 아이돌그룹 '빅뱅'의 일본 6대 돔 투어 마지막 무대를 즐기는 팬들로 공연장은 한껏 달아올랐다. 얼어붙은 한·일 외교 관계와는 별개로 5만 관객이 운집한 돔구장은 뜨거운 기류가 흘렀다.
빅뱅의 일본 현지 마케팅을 맡고있는 와타나베 요시미 YG JAPAN(와이지 재팬) 사장(46·사진)을 만나 일본 내 한류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와타나베 사장은 일본 굴지의 음반회사 에이벡스에서 13년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음반 기획 업무를 담당하다, 2011년부터 YG JAPAN 사장으로 빅뱅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일본 활동을 이끌고 있다.
일본에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어느덧 10여 년. 드라마'겨울연가'의 선풍적인 인기에서 비롯된 한류는 이제 케이팝으로 대변되는 대중음악 분야로 번져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다. 중년의 마니아층으로 대표되던 한류 팬도 케이팝이 일본 열도 깊숙이 침투하면서 10·20대 젊은 층으로까지 그 폭을 넓혔다.
와타나베 사장은 현재 케이팝 한류 시장을 '현상 유지기'로 내다봤다. "2012년 유수의 그룹형 가수들이 일본 무대에 쏟아지면서 케이팝 한류가 양적으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빅뱅·동방신기 등 몇 몇 대형 그룹 가수들만이 일본 내에서 입지를 굳히며 케이팝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그는"이제 이들의 명맥을 잇는 차세대 한류 스타, 현상 유지 중인 케이팝 한류가 또 한걸음 성장할 기폭제가 될 인물이 누가 될지에 일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솔로(solo)보다는 '따로 똑같이'전략으로 각자 색다른 매력을 뽐내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그룹형 가수, 특히 최근 여자 아이돌 그룹의 두드러진 하락세가 가시화된 만큼 당분간은 남자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이 일본 무대에서 주효할 거란 전망도 곁들였다.
와타나베 YG 재팬 사장은 "한국 아티스트들에게는 노래·댄스 등 빼어난 기량은 물론 일본인들이 갖고 있지 않은 감정, 특유의 흥(興)을 읽을 수 있다"며"상대적으로 '흥'이 덜한 일본인들이 외려 자신들의 이 같은 결핍된 부분을 충족 시켜주고 대리만족 시켜줄 수 있는 케이팝 가수들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아티스트들의 이 같은 내재된 흥취가 한국 음반기획사의 체계화된 신인 육성 시스템과 잘 맞아 떨어진다면 일본 시장을 공략할 차세대 케이팝 한류 성장 동력을 찾는 것도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