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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11일] 대형은행마저 '꺾기' 횡포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국내 톱클래스의 은행조차 대출을 대가로 적금가입을 강요하는 '꺾기' 영업을 하는데 할 말 다했죠."
10일 국회에서 만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보좌진에게 들은 얘기다.
이 보좌진에 따르면 최근 재정위가 금융위기와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자 인천 남동공단을 비롯해 대구와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9개 지역을 방문, 직접 실태를 점검해 보니 은행권의 꺾기 행태가 여전하다고 한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실태점검 과정에서 국내 톱클래스의 은행도 이른바 꺾기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은행의 사례는 지방소재 A지점에서 중소기업인 B사에게 억대의 대출을 해주면서 수천만원 가량의 적금을 가입하도록 강요한 것이다. 이 보좌진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은행들의 꺾기 영업이 여전하다며 불공정 관행을 질타했는데도 상위권은행이 버젓이 꺾기 영업을 자행하는 게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톱클래스 은행이 이 정도면 일반 은행은 얼마나 심각하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은행이 잘못을 인정하지만 대책마련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해당은행측은 국회에 출석, 적발된 사례와 관련, "사실이면 인사조치 하겠다. 앞으로 일선 지점의 지점장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등 강력하게 지도해 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은행측은 적발된 사례를 점검한 결과 사실임을 확인하고도 해당 지점에 대한 문책은 물론이고 꺾기 관행을 막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를 처음 적발했던 재정위 소속 또 다른 보좌진은 "해당 은행측에 확인해 보니 지점에 대해 문책할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오히려 해결책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만 하는 등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달초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대출대가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은행들의 꺾기 영업에 대해 경고하고, 불공정한 관행을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당국은 이왕 칼을 뺐으면 이번처럼 알려진 진 것 이외에 다른 사례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하려고 노력해 관행처럼 이어져온 은행들의 횡포를 뿌리뽑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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