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이번엔 꼭” 전의 불태운다

타이거 우즈(28ㆍ미국)가 자존심을 걸고 `시즌 첫 메이저 우승`의 마지막 기회에 도전한다. 지난 4년 동안 해마다 1개 이상의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챙겼지만 올해는 단 한 개도 차지하지 못한 우즈는 14일 오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파70ㆍ7,134야드)에서 개막하는 PGA챔피언십(총상금 600만 달러)에서 올 시즌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우즈가 이번에 우승하면 월터 헤이건의 `5년 연속 메이저 우승`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내년에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대기록 수립은 물론 4명이 총상금 100만 달러를 나눠 갖는 PGA그랜드 슬램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치러진 3개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마이크 위어(마스터스), 짐 퓨릭(US오픈), 벤 커티스(브리티시오픈) 등으로 모두 다른 데다 이번 대회에서 이들 중 1명이 우승해 대체 선수를 뽑는다 해도 메이저 대회 성적 상 비제이 싱(피지)과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뒤져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우즈는 다른 어떤 대회에서 보다 더 공격적으로 정상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시즌 4승을 챙기며 12일 현재 상금랭킹 선두에 나선 데이비스 러브3세(39ㆍ미국)나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품은 필 미켈슨(33ㆍ미국), 지독한 연습벌레 비제이 싱(40ㆍ피지), 유연한 스윙의 어니 엘스(34ㆍ남아공) 등 쟁쟁한 톱 프로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치열한 우승 다툼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를 비롯한 메이저 무관 선수들도 스타 등극의 꿈을 키우며 샷을 다듬고 있어 만만치 않은 견제 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PGA투어 선수 131명과 클럽 프로 25명 등 올해 모두 156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지난 15년 동안 12명의 메이저 첫 승자를 배출할 만큼 이변이 이어져 최경주도 얼마든지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이번 대회가 펼쳐지는 오크힐 골프장은 미국 100대 골프장 가운데 10위에 올라 있는 명문코스로 3차례 US오픈(1956, 1968, 1989년)을 개최했고 1980년에는 PGA챔피언십을 치렀다. 길고 좁은 페어웨이와 빠르고 단단한 그린, 그리고 드라이브 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버티고 있는 위협적 벙커와 울창한 숲 등 메이저대회가 갖춰야 할 `가혹한 조건`은 모두 갖췄다. 특히 드라이브 샷의 정확도가 코스를 정복하는 열쇠다. 페어웨이 폭이 20야드 정도로 좁은데다 좌우에 커다란 나무가 에워싸고 있어 티 샷 미스는 곧 1타 이상의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7개 홀을 넘나드는 시냇물을 피하는 것은 코스 공략의 기본. 파5의 13번홀(598야드)은 티 박스에서 300야드 지점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 티 샷을 320야드 이상 정확하게 때리거나 아예 드라이버를 잡지 말아야 한다. 이밖에 오크힐 골프장은 이번 대회를 위해 주변 땅을 사들인 뒤 파4의 17번홀을 495야드로 늘리는 등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코스를 한층 까다롭게 만들어 선수들이 고전할 전망이다. ▲ 이모저모 프라이스 "미켈슨 스타일 바꿔" ○…벌써 46번째 메이저 대회 첫 승에 도전하고 있는 톱 프로 필 미켈슨에게 PGA챔피언십 2승자인 닉 프라이스가 “좀 더 똑똑해지라”고 충고해 눈길. 프라이스는 “2~3차례는 우승기회가 있었지만 무모한 결정으로 날려버렸다”고 미켈슨을 평가한 뒤 “늘 공격적인 플레이만 하지 말라”고 권했다. 또 “골프는 버디를 몇 개 잡느냐가 아니라 실수를 얼마나 줄이느냐를 겨루는 경기”임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유명 티칭 프로인 부치 하먼도 최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미켈슨은 장타 강박관념을 벗어나 경기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 조편성 PGA챔피언십 대회 본부는 초반부터 슈퍼 스타를 한데 묶어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3년간 대회 우승자인 우즈(2000년), 데이비드 톰스(2001년), 리치 빔(2002년)을 모아 `챔피언 조(14일 오후 10시 10번홀)`로 편성했고 러브3세와 싱을 할 서튼 등 이 대회 우승경력이 있는 선수들을 묶어 `제2의 챔피언조(15일 오전 3시5분 1번홀)`로 만들었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 우승자인 위어(마스터스), 퓨릭(US오픈), 커티스(브리티시오픈)도 한 조로 편성 `메이저 우승 조(14일 오후10시50분 1번홀)`를 탄생 시켰고 브리티시 오픈 우승경력이 있는 엘스와 저스틴 레너드, 마크 캘커베키아(15일 오전 2시35분)를 한 조에 모았다. 최경주는 프레드릭 야콥손(스웨덴), 커크 트리플릿(미국)과 함께 14일 오후 9시30분 1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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