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빌딩 지하음식점, 고급레스토랑 즐비

"외국에서 귀한 손님이 오면 접대할 곳이 마땅치 않아 강남이나 인근 호텔로 이동해야 했는데 이제는 밑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파이낸스 빌딩의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는 L과장(35ㆍ남)은 '특별한 접대'를 해야 하는 손님을 모시는 데 장소 걱정을 덜게 됐다. 파이낸스 빌딩 지하에 호텔에도 뒤지지 않을 고급 레스토랑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L씨는 "최근 5개의 고급 레스토랑이 오픈을 했는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중식ㆍ일식ㆍ이탈리아식 등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지하 2층에 있는 5개 레스토랑은 이국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킬 수 있도록 고급 인테리어에다 외국인 요리사들이 음식을 제작, 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이탈리아 식당 '메짜루나'는 뉴욕 스타일의 현대적인 감각과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접목시킨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은 주방장이 가마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눈요기도 심심치 않다. 일식당 '이키이키'는 평상 밑으로 냇물이 지나가도록 꾸며놓아서 일본의 한 시골 마을에 와 있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파이낸스빌딩 지하에는 일반 직장인들도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다. 아시안 음식점 미세스 마이(MISSES MAI)는 메뉴가 매일 바뀌는 퓨전 도시락과 베트남 칼국수가 인기. 이 식당 황정연 실장은 "미원과 기름을 전혀 쓰지 않고 라이트(light)하게 음식을 만드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도시락은 하루에 30개만 만들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귀띰했다. 인도계 음식점인 '강가'는 인도식 화덕인 탄두에 구운 닭요리와 커리가 대표적인 메뉴다. 지배인 이형태씨는 "낮에는 주로 파이낸스 빌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오고 저녁시간에는 회식이나 만찬 등 단체 손님이 많다"며 "기름기가 없고 담백한 닭요리와 풍부한 야채요리를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맥주 한잔 하면서 피로를 풀 수 있는 '바(Bar)'도 가볼 만하다. '벅 밀리건스'는 생맥주 통을 별도 냉장보관소에 보관, 항상 시원한 맥주를 제공한다. 저녁시간에는 아일랜드 댄스팀공연으로 분위기가 더욱 살아난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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