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손세일 원내총무와 조홍규 의원이 1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孫총무와 趙의원은 이날 국회 총재권한대행실에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처럼 자리를 같이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원내총무 경선 결선에 맞붙었던 라이벌 관계이자 평소 서로 상반된 성격으로 인해 불편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날 신경전은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이 오전에 있을 대표연설 독해를 위해 예정시간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아 잡담이 길어지자 이날 예결위 간사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趙의원이 대행자리에 앉으면서 시작됐다.
바로 앞에 앉아있던 孫총무가 趙의원에게 『대행자리에 앉았다』고 주의를 주었는데도 움직일 생각을 않자 『대행자리에 앉았으니 趙대행이 주재하시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趙의원은 『그래, 이게 대행 자린가』며 슬며시 孫총무 옆으로 옮겨 앉은뒤 『여당은 작은 것을 져주고 큰 것을 이기면 되는 것 아니냐』며 참석자들의 한나라당 규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졌다.
한나라당은 믿지 못할 당이라고 비난하던 한화갑(韓和甲) 총재 특보단장 등 참석자들은 잠시 당황하며 어이없다는 듯이 趙의원을 쳐다봤다.
趙의원은 이어 『아니, 여야 협상이라는 것이 여당은 작은 것 져주고 내년 총선에서 제1당 되면 되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제1당, 다수당 될 수 있다』며 큰소리를 쳤다. 이날 趙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대야협상을 맡고 있는 孫총무의 비난 내지 책임추궁에 가까운 것이었다. 평소 趙의원은 『협상을 맡은 총무들이 너무 뻑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趙의원은 『한나라당이 우리측 특검제 안을 전격 수용할 것 같다』며 『그렇게 나오면 우리는 역대 정권의 공안기록을 다 보자고 맞서면된다』고 덧붙였다. 다소 기분이 상한 孫총무는 미국 특검제법 시효기간이 이날로 마감된 것을 염두에 두고 『특검제는 이미 지상에서 사라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약속을 깨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이회창식 운영방법인데 별다른 방법이 있냐』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언쟁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韓단장은 『한나라당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운영위원회에서 표결로 처리해야 한다』고 孫총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이날 신경전은 막을 내렸다./장덕수 기자DS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