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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 집권 3년을 앞두고 흐트러진 국정운영 분위기를 쇄신하고 등을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17일 장관급 4개 자리를 교체하는 부분개각을 단행했다.유기준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총리·장관은 모두 18명인데 이 중 6명이 현역 의원으로 채워진 것이다. 세월호 사태, 연말정산 폭탄, 건강보험료 개편, 이완구 총리 인선 등을 놓고 사회적 논란과 미숙한 국정운영을 노출시키면서 지지율이 한때 20%대까지 떨어진 만큼 '강한 내각'을 구축해 국정운영 추진력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인적 쇄신의 중핵이라고 할 수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시점을 설 연휴 이후로 연기했고 개각 대상도 4개에 그쳐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의원내각, 국정운영 동력 마련=총리 교체와 친박 중심의 부분개각을 단행해 사실상 의원내각 형태를 구축한 청와대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 대통령은 내각 진용을 새롭게 짠 것을 계기로 노동시장 개편(3월), 공무원연금 개혁(4월), 지방재정 확충 등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는 마스터키는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활성화'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국회에 계류된 서비스산업발전법·관광진흥법·의료법·클라우드컴퓨팅발전법 등 12개 민생법안 통과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완구 신임 총리는 언론 외압 발언과 도덕적 흠결로 내상을 입기는 했지만 여야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국회와의 전방위 소통을 통해 미해결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을 계기로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멍석이 깔린 것으로 보면 된다"며 "집권 3년차에는 사회갈등이 예상되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 대거 등용, 당청(黨靑) 소통 의지 피력=이 총리 임명과 이번 개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정무능력과 현실감각을 겸비한 정치인을 대거 기용한 점이다. 당청 간의 소통 부재로 연말정산, 건보료, 자동차세·주민세 등을 놓고 마찰을 빚었고 국민들도 국정운영에 질타를 보낸 만큼 새누리당 친박 인사들을 기용해 소통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 컨트롤타워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회 분야 수장인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 신임 총리는 모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만큼 정부 정책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고 정치권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입법화하는 데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유기준 후보자, 유일호 후보자는 각각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해결되지 않고 있는 관광진흥법 등 주요 법안은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며 "이번 개각에서 정치권 인사들이 중용된 것은 국회와의 소통을 넓히고 경제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탄력을 받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의 무난한 통과를 위해 정치인을 발탁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4대 부문 구조개혁 중 하나인 금융과 통일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둔 인선을 했다는 평가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금융정책국 등을 두루 거친 금융 분야 전문가다.
박 대통령이 금융 분야 개혁 관련 사항으로 꼽고 있는 기술금융(핀테크), 대출관행 혁신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통일비서관에서 통일부 수장으로 승진한 홍용표 장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올해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대화 및 관계개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만큼 한미 공조를 통한 대화방안 모색에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장수씨가 주중 대사를 맡게 되면서 중국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압박하는 데도 호흡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