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유럽 해운 불황 '불똥'

獨, 한진重에 발주 취소 가능성

유럽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불똥을 맞고 있다. 최근 활기를 찾아가던 조선업계가 자칫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독일의 선박금융업체 로이드폰즈는 한진중공업에 대해 실시했던 3억1,500만달러(약3,620억원) 규모의 1만2,800TEU급 컨테이너선 두 척에 대한 발주를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해운업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로이드폰즈가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서 건조 중이던 수퍼 컨테이너선 두 척에 대한 건조를 취소했다"며 "로이드폰주가 발주했던 8척 중 (다른 회사에 맡겼던) 네 척의 다른 배들에 대한 발주도 취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진중공업도 "로이드폰즈 경영 악화에 따른 발주 취소 가능성에 대비 중"이며 "조만간 이와 관련한 내용이 확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독일 해운업계의 자금난이 발주 취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펀드가 담보로 삼은 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데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경기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는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조선업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해외 선사들의 자금난이 잇단 발주 취소로 이어질 경우 자칫 업계의 실적에도 부정적이 영향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대형 선사들은 최근 국내 조선사에 건조를 맡긴 선박을 찾아갈 돈이 모자라 수출입은행 등에 지원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주를 취소해도 조선업체는 배를 다른 곳에 팔아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대형 조선사에 대한 발주 취소는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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