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의 성공을 직접 목격한 해외 태블릿PC 시장은 이미 분위기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상태다. 각 제조사가 앞다퉈 태블릿PC를 출시하거나 출시 계획을 밝히고 나서 내년 초에는 십수종의 태블릿PC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렛패커드(HP)는 오는 10월 중 태블릿PC '슬레이트(Slate)'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HP가 태블릿PC 출시 계획을 밝힌 후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지만 지난 4월 인수한 스마트폰 제조사 '팜'의 운영체제(OS)인 웹OS를 탑재할 것으로 밝히면서 아이패드의 유력한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델은 '스트릭(Streak)'을 영국에서 판매 중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5인치 스크린을 갖춰 애플의 아이패드보다는 휴대성이 좋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달 내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밖에 노키아도 올 하반기에 태블릿PC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오피스용 태블릿PC도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최근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내년 초 시어스(Cius)라는 이름의 법인용 태블릿PC를 출시할 계획이다. 시스코의 한 관계자는 "각종 비즈니스용 소프트웨어와 웹캠 등을 탑재해 업무 처리와 화상회의 등에 적합한 태블릿PC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과 중국 기업들도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이다. 넷북으로 유명한 대만의 아수스텍도 지난달 태블릿PC '이패드(EeePad)'를 공개하고 내년 초부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7 OS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지만 아수스텍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까지 마련하겠다고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심지어 자동차 기업인 중국의 비야디(BYD)까지 태블릿PC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비야디의 한 관계자는 "300달러 이하의 태블릿PC를 내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태블릿PC의 평균 가격도 낮춰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 규모는 올해 700만대에서 내년 1,7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PC 붐의 최대 피해자는 저가 노트북 컴퓨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태블릿PC 보급 확대로 저가 노트북 판매량이 30~40%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