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홍사덕-김종인 투톱체제에 원외 비박주자 끌어들여 계파색 줄이고, 청년최고위로 2030 어필, 비정치 행보로 정쟁 이미지 희석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경선 캠프가 가동하면서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경선 승리가 확실하기 때문에 캠프는 경선 자체보다 ‘본선’을 대비한 외연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전 의원과 함께 캠프의 수장으로 유력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외연확대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새누리당에 낯선 ‘경제민주화’를 뿌리내리게 한 그는 오랜 정치경험을 토대로 박 전 위원장과 신뢰관계를 쌓은 편이다. 그러나 17대 국회 때만 해도 김 전 위원은 새천년민주당 소속 의원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교류가 적었다고 한다. 친박계 핵심의원은 28일 “김 전 위원 본인은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생각이고 우리 역시 김 전 위원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친박계 경제통이라 불리는 의원들은 김 전 위원이 경제민주화를 끌고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프는 박근혜 사당화 논란을 덜어내기 위해 계파색을 최대한 덜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홍 전 의원은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을 통해 표심잡기에 들어갔다. 지난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은 주로 비박계 인사로 정진석, 홍준표 전 의원 등이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원외 인사는 이번 대선에서 실패하면 4년간 백수로 지내야 하기 때문에 친박계 현역 의원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 밖에 정두언ㆍ김세연 의원 등 쇄신파 인사의 캠프 합류설도 나온다.
특히 경선 캠프는 현역 의원의 참여를 최소화하고 역할도 확실하게 구분 짓지 않았다. 캠프를 성글게 짜야 경선 이후 외부 인사가 들어와도 안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대위 체제 이후 뜸했던 2030세대를 겨냥한 활동도 활발해졌다. 비례대표인 김상민 의원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이 열고 있는 ‘빨간 파티’가 대표적이다.
세 사람이 20~30대 일반인과 만나 격의 없이 토론하고 그 결과를 ‘빨간책’에 담아 당 지도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준비에 참여했으며 박 전 위원장과 파티참여자를 만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주도하는 청년최고위원회 역시 2030세대와 소통을 확대하려는 방안이다.
박 전 위원장 자신은 정치에는 입을 닫고 민생에 집중하는 특유의 행보에 전념하고 있다. 캠프의 공식 출범 방식이나 구체적인 인선에 대해서는 내부에도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신 가뭄현장에 방문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정치적인 현안만 발언하고 있다. 대선주자로서 정치현안에 침묵하고 캠프 운영은 보안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외연확대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