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2%포인트 오르고 집값이 10% 하락하면 빚을 진 가계의 14%, 부채의 3분의1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30일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가 2%포인트 오르고 집값이 10% 하락하는 복합충격이 올 경우를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위험가구 비율이 10.3%(2014년 3월 기준)에서 14.2%까지 상승하고 위험부채 비율도 19.3%에서 32.3%로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위험가구 수가 112만2,000가구, 위험부채가 143조원임을 감안하면 복합충격시 154만9,000가구, 239조3,000억원의 부채가 부실해지는 셈이다. 위험가구는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40%를 넘거나 금융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집이며 위험부채란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고위험 가계대출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저소득·자영업자뿐 아니라 자산가, 자가 거주자도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충격이 발생할 때 최상위 자산계층인 자산 5분위 가구의 위험가구 비중은 11.9%로 이전보다 6.3%포인트나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모든 계층을 통틀어 가장 큰 오름폭이다. 자가 가구 중 위험가구 비중도 무려 4.5%포인트 상승한 9.6%로 예상됐다. 고자산, 자가 가구 중에서도 무리한 차입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2014년 3월 실시된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반으로 한 이번 조사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 동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현 가계부채 리스크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