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몬트주에서 생산, 판매되는 한국식 김치인 `순자김치`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재미동포인 순자 헤이든(56ㆍ한국명 이순자)씨가 만든 `순자김치`는 미국 동부지역 대형 식품점 등에 납품되며 미국 전역에 인터넷ㆍ우편으로 판매된다.
순자씨는 “현재 김치 뿐만 아니라 만두와 각종 양념, 국수 등 20가지 품목을 판매해 연간 5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미 서부지역에 공장을 짓고, 판매망을 확대해 100만 달러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4년 김치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김치라고는 한 번도 담가 보지 않았던 순자씨는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고, 큰딸의 대학등록금조차 마련할 수 없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순자씨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아버지(87)가 김치는 한국 것인데 일본인들이 `기무치`란 이름으로 판다면서 만들어 팔아보라고 제의했고, 당시 건강 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어머니(84)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 동네 식품점에 10달러에 판매하는 `구멍가게` 수준으로 시작한 그녀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동양요리 강습을 했던 경험을 활용해 건강식 김치를 만들었다.
평북 영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순자씨는 지난 73년 미 대사관에서 근무하다 남편 데이비드 헤이든씨를 만나 미국으로 이민했으며,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