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틈새 상품인 일명 '곰 펀드'가 최근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수익률을 기록,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 1,997.05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1,900선 전후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 주식형 펀드 중 하락장에서 수익이 나는 베어마켓펀드의 수익률이 상승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베어마켓펀드를 주력 투자 상품으로 삼기보다는 약세장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활용하는 펀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반주식 펀드(-5.49%), 중소형주 펀드(-5.26%), 배당주 펀드(-4.87%) 등 국내주식형 펀드 대부분 한 달 동안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는 사이 베어마켓펀드만 5.77%의 평균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설정된 5개 펀드(ETF 제외) 모두 연초 후 7% 넘는 수익률을 보이며 하락장의 틈새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마이베어마켓1 의 연초 후 수익률은 9.51%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전환1(8.79%), 한화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전환1(8.70%) 등이 그 뒤를 이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현재 저평가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베어마켓펀드의 웃음꽃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배율(PBR)을 감안해도 국내 증시는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 있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상무는 "현재 1.0배 수준의 PBR에 해당되는 적정 ROE를 역산해보면 향후 이익이 상당 부분 하향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시장은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2ㆍ4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 인플레이션 안정에 따른 저금리 기조 지속 등을 감안하면 시장흐름은 점진적으로 PBR 1.2배 근방으로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BR는 1.0배를 기준으로 절대적 저평가 여부를 판단한다. 이론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PBR도 높아진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코스피는 최대 2,250포인트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베어마켓펀드를 핵심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기보다는 수익률 방어차원에서 활용하거나 약세장 국면에서 잠깐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어마켓펀드는 투자기간과 향후 증시 전망에 포커스를 맞춰 투자하는 상품으로 약세장 국면에서 잠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변동성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일부 보완하는 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는 코스피 전망을 좋게 보고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상에서 높은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