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세계바둑선수권대회가 잇달아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 3일 LG배, 7일 일본 후지쓰(富士通)배가 개막한 데 이어 28일에는 춘란배 준준결승전이 열리고 29일에는 응씨(應氏)배가 4년만에 막이 오른다.최근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의 국수위 쟁취, 비 4인방의 선전 등으로 국내 타이틀이 바둑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지만 아무래도 대회에 쏠리는 열기나 질적인 면에서 세계대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 10일 열린 제13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 대회 16강전에서는 한국은 선수 6명 중 3명이 승리하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웠다. 한국은 조훈현·유창혁9단, 목진석5단이 각각 일본의 조치훈9단, 중국의 위빈(兪斌)9단, 일본의 조선진 9단에게 각각 승리해 8강에 올랐다. 그러나 우승후보로 꼽히던 이창호9단은 중국의 복병 저우허양(周鶴洋)8단에게 일격을 맞고 탈락했다.
지난 3일 개막한 제5회 LG배는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국내선발전이 21일까지 열린다. 대회의 총예산은 13억5,000만원. 특히 우승상금도 이번 대회부터 2억5,000만원으로 늘려 삼성화재배 2억원, 후지쓰배 2,000만엔, 춘란배 15만달러 등 다른 기전을 앞지르게 됐다.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1·2회전은 6월 12·14일 열릴 예정. 국내 기사로는 이창호·유창혁·조훈현9단이 지난해 4강 진출로 본선시드를 배정받았고, 서봉수·루이9단은 국내타이틀 보유자의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한다. 한편 LG배는 4회대회 결승전이 진행중인데 유창혁과 중국의 위빈9단이 1승1패를 기록해 5월8일 제3국을 둔다.
제2회 춘란배 세계선수권 대회 8강전에는 한국기사로는 조훈현이 「단기필마」로 진출해 중국의 신예 콩지에(孔杰)5단과 대결한다. 반면 창하오(常昊)9단, 마샤오춘(馬曉春)9단 등 5명이 진출하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인 조훈현이 「바둑황제」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총규모 100만달러.
마지막으로 4년만에 한번 열려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 세계프로 선수권대회도 29일 시작한다. 총규모 115만달러, 우승상금 40만달러로 세계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출전기사는 모두 24명. 한국은 제3회 대회 우승자인 유창혁을 비롯해 이창호·조훈현·서봉수·양재호9단, 최명훈7단 등 7명이 출전한다. 일본에서는 7명, 중국은 6명이 나와 자웅을 겨룬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4/11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