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를 다시본다] 2부 日강소기업의 성공DNA <1> 미쓰미제작소

他업체 꺼리는 제품 척척 '온리원 경영' 빛났다
진공펌프 제조 50년 한우물… 세계시장 최강 기술력 자랑
매출 10%가량 R&D에 투자… 우주정거장용 제품개발도 앞둬

도쿄 오타구에 위치한 미쓰미제작소 본사 공장에서 나이 지긋한 숙련공이 이른 아침부터 진공펌프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SetSectionName(); [부품소재를 다시본다] 2부 日강소기업의 성공DNA 미쓰미제작소 他업체 꺼리는 제품 척척 '온리원 경영' 빛났다진공펌프 제조 50년 한우물… 세계시장 최강 기술력 자랑매출 10%가량 R&D에 투자… 우주정거장용 제품개발도 앞둬 도쿄=신경립기자 klsin@sed.co.kr 도쿄 오타구에 위치한 미쓰미제작소 본사 공장에서 나이 지긋한 숙련공이 이른 아침부터 진공펌프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최근 도요타 리콜사태로 일본 제조업의 명성이 흔들리는 듯하지만 일본의 수많은 강소기업들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품질 제일의 신화를 꿋꿋이 지켜내고 있다. 일본 부품소재산업의 현장을 찾아 최고의 제품을 향한 노력과 도전정신을 살펴보고 국내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고만고만한 목조주택과 소규모 공장들이 늘어서 있는 도쿄 오타(大田)구의 한적한 골목을 한참 헤맨 끝에 '미쓰미제작소(三津海製作所)'라고 쓰인 자그마한 간판을 발견했다. 소박한 2층짜리 건물과 우리나라에서는 옛날 주택에서나 볼 수 있던 출입구의 미닫이문은 일본의 전형적인 마치고바(町工場ㆍ동네 소규모 공장)의 모습이다. 하지만 겉모습은 겉모습일 뿐이다. 미쓰미제작소는 50년 넘게 진공펌프 제조의 외길을 걸어 오며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도 최강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쌓여 있는 돈다발에서 지폐를 한 장 한 장씩 정확하게 세어 내는 현금자동지급기(ATM)와 수술실에서 환자에게 적정량의 마취가스를 공급하는 흡인기, 반도체 웨이퍼 제조공정 등 진공펌프가 쓰이는 산업 현장은 물론 생활 주변 곳곳에서 미쓰미의 기술력은 보이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지의 현금자동지급기 10대 가운데 6대에 미쓰미의 제품이 쓰이고 있고,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에서도 점유율이 60% 수준에 달한다. 일본 국내병원의 수술실에 설치된 마취가스흡인장치는 전국에서 단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미쓰미의 진공펌프를 채택하고 있다. 이같은 압도적인 위상을 차지하게 된 데는 다른 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않는 기술 개발에 매달려 온 미쓰미의 도전의 역사가 밑바탕이 됐다. 창업주인 아버지의 대를 이은 와타나베 고이치(61) 사장은 "남들이 하지 않는 제품, 흉내낼 수 없는 '온리원(Only one)'제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창업 이래 고수해 온 경영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온리원'정신의 실현을 위해 미쓰미는 창업 이래 매출의 10% 가량을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 미쓰미가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고난도 기술개발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지난 99년 개발에 성공한 소형 진공펌프가 대표적인 예다. 기존의 진공펌프 사이즈를 10분의 1 이하로 줄이면서도 흡인력을 높인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미쓰미는 5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다른 업체들은 하나같이 개발을 포기했던 제품이었다. 지난 2008년에는 여기서 한층 더 사이즈를 줄여 가로세로 5㎝안팎, 무게 180g에 불과한 초소형 진공펌프 개발에도 성공해 지난해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와타나베 사장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려는 기업들이 진공펌프 주문을 위해 여러 업체들을 타진하다가 최종적으로 귀착하는 곳이 바로 미쓰미"라며 "기초 계산식부터 직접 만들어 가며 기술력을 쌓아 온 결과 이제 기업들 사이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 미쓰미를 찾아가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청 주문 못지않게 개별 기업들의 개발 의뢰에 따른 시제품 제작이 많고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특수분야이다 보니 제조공정의 상당부분은 수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 미쓰미의 종업원 수는 예나 지금이나 서른 명을 넘기지 않는다. 연간 1만7,000대에 달하는 생산량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미쓰미는 일종의 '종업원 분가 체제'를 택했다. 일본에서 음식점의 주방장이 제자가 같은 간판(상호)를 사용하는 독립된 가게를 내도록 허락해 주는 일명 '노렌와케'라는 관습에서 따 온 것이다. 미쓰미에서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체득한 직원이 차린 독립된 공장은 현재 전국 각지 5곳. 이들 5곳의 공장은 100% 미쓰미의 하청을 받아 미쓰미의 주문 물량을 소화해 내며 미쓰미와의 끈끈한 신뢰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와타나베 사장은 "어쩌다 신제품의 물량이 폭증하는 기간은 2~3년에 불과하다"며 "진공펌프 시장 자체가 용도는 많아도 물량이 극적으로 늘어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을 늘리기 보다는 '노렌와케' 체계가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독립 공장의 직원들이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것이 걱정"이었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던 미쓰미제작소의 실적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2007년까지 순조롭게 이어지던 연간 5%의 성장률은 2008년에 소폭 꺾이더니 수출감소와 내수 침체로 지난해에는 곤두박질을 쳤다. 사정이 다소 나아졌다는 지금도 2년여 전에 비하면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경기 사정 속에서도 미쓰미의 개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현재 미쓰미는 작고가벼우면서 저소음, 저진동을 실현하는 업그레이드 진공펌프 개발과 함께 앞으로 본격적인 수요가 창출될 그린 제품용 펌프 제작에 한창이다. 특히 3년간에 걸쳐 개발한 편의점 음식물처리기용 진공펌프는 오는 3월 100개 점포를 시작으로 전국 1만2,000개에 달하는 일본 각지의 편의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장 내달 말까지는 우주정거장에 탑재될 펌프의 시제품 개발도 완료될 예정이다. 와타나베 사장은 "우주정거장 탑재 펌프 등은 사실 손만 많이 가고 돈은 안 되는 제품이지만 기술력을 쌓아가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수십 년간 이어 온 이 같은 노력의 누적이 오늘날의 미쓰미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경쟁력 원천, 부품소재 다시본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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