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戰時경영체제 돌입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임박하자 은행들이 잇따라 `비상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은행들은 비상대책반을 통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점포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전쟁이 발발하는 즉시 수출입업체를 포함한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결제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최근 기획재무본부장을 반장으로 한 `미ㆍ이라크 사태 관련 비상대책반`을 구성, 각 사업본부별 비상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조흥은행은 국제영업부를 통해 해외점포 관리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한편 외환업무부와 기업고객부 등을 중심으로 수출입업체에 대한 종합지원 및 기업들의 자금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국제업무부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반 구성을 통해 11일부터 바레인지점직원의 가족들을 런던으로 긴급 대피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전쟁이 일어날 경우 바레인 지점에서 수행하던 자금이체 업무를 런던지점으로 이관해 처리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바로 런던지점으로 전산업무 등을 옮길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를 취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신한은행은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전임원이 참여하는 `위기상황 대책위원회`와 각 부서장을 중심으로 한 실무대책반을 만들어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을 단기와 중기, 장기로 나눠 각 단계별 `종합위기관리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밖에 외환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도 전쟁발발에 대비한 비상대책반을 만들어 중동지역 수출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전쟁이 일어나면 불안심리가 확산돼 국제금융 시장의 자금흐름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과 기업들의 외화차입 여건악화에 대비해 외화자산의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