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에 대해 사기 및 배임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함에따라 수사에 탄력이 붙고 있다. 검찰이 지난달 22일 감사원으로부터 사건 수사의뢰를 받은 지 약 20일만에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그간 사건 관련자의 주거지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금융계좌를 추적했으며 수사의뢰된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과 금융권 관계자 등 피내사자와 참고인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최대 역점을 둔 분야는 행담도 개발 김사장과 도로공사의자본투자협약 체결 과정 및 김사장의 8천300만달러 채권발행 과정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정짓는 것이었다. 이는 사건의 핵심인물인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 3명의 불법 개입의혹 규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범죄 성격이 없는 단순한 민사문제라며 항변하기 위해 나름의 치밀한 대응논리를 갖고 조사에 응하는 김재복씨를 상대로 7일부터 4일간 연속으로 출퇴근 조사를 벌이는 등 장기전 태세까지 보였다. 그러나 김씨가 부하직원에게 자료폐기를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기도한 정황이드러난 데다 출퇴근 조사가 길어지면 김씨와 사건 관계자들이 말 맞추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판단 아래 10일 장시간 회의 끝에 김씨의 신병을 확보해 강제수사하는 쪽으로 수사방향을 잡았다. 검찰은 수사의뢰받은 김씨 혐의 중 도로공사의 동의없이 채권을 발행해 교원공제회와 우정사업본부에 매각한 부분(사기)과 시공권을 비싸게 주는 대가로 경남기업3개 계열사로부터 무이자로 120억원을 빌리면서 이자 10억원 상당을 챙긴 부분(배임수재)에 대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씨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이번 주중 김씨와 계약 당사자인 오점록 전도공 사장을 상대로 도로공사와 김씨간에 체결된 자본투자협약의 불법성을 규명하는작업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1월 도공이 2009년 중 김씨 회사인 EKI가 원할 경우 ㈜행담도개발주식 26.1%를 1억500만달러에 구입하는 내용의 자본투자협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오씨와 김씨의 업무상 배임혐의 유무를 가릴 계획이다. 감사원 감사의 빌미가 된 문제의 자본투자협약에 대한 사실관계 확정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정찬용 전 수석과 문정인 전 동북아위원회 위원장, 정태인 전 청와대국민경제 비서관 등 청와대 3인에 대한 수사로 넘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김씨에 대한 보강조사에 1주 가량 소요되는점을 감안하면 일러야 이달 18~19일께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행위를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검찰은 이들이 민간인인 김씨의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포장해준 행위 자체의 불법성을 따지는 것은 물론 김씨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이해관계가 결부됐는지도명확히 규명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