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두기업] 모토로라

미국의 모토롤러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요즘 비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있다. 모토롤러가 지난 90년대 초반의 전성기를 다시 누리게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관측마저 제기될 정도다.이는 무엇보다 회사의 양대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무선통신 부문이 적자에서 벗어나 이익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제 막 태동한 무선 인터넷시장에서도 업계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 최근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1년만에 60%나 뛰어 올랐다. 모토롤러의 CEO(최고경영자)인 크리스토퍼 갤빈은 『우리 회사가 비로소 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자부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모토롤러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와 10억달러 규모의 인터넷 무선통신장비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그것도 10년짜리 장기 계약인데다 독일의 무선업체인 로버트 보쉬 그룹을 매입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 장비는 인터넷 서비스를 무선으로 활용하는데 99.999%의 정확도를 발휘하고 있다. 또 고객들이 무선 전화기 및 초소형장치를 통해 주식시세나 동화상을 훨씬 간편하게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회사의 영업실적은 월가 분석가들조차 놀라게 만들고 있다. 수익은 지난 1·4분기중 20%나 늘어난 1억7,1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무선 네트워크 사업에도 이제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한때 16%까지 떨어졌던 시장 점유율은 다시 높아지고 있으며 1·4분기중 판매액과 수주량도 전년보다 5%나 늘어났다. 디지털 휴대폰 사업은 회사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분야다. 1·4분기중 매출액은 26억달러로 8%나 급증했으며 올해 전체로는 15%나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가을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 이후 전세계의 시장 점유율은 1%에서 6%로 뛰어올라 회사를 들뜨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모토롤러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휴대폰 분야의 경우 총매출액(290억달러)의 4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이리듐 사업이 휘청거리는 바람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사업도 여전히 골치거리로 남아 있다. 최근 1만5,000명의 인력을 정리하는 등 경비 절감에 나섰지만 좀체로 효과를 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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