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카드 업계 영세가맹점 집적회로(IC)단말기 교체사업 입찰에 총 5개의 업체가 참여,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그러나 업계의 반대로 대형 밴(VAN·카드결제승인 대행업체)사들이 참여를 고사하면서 주로 소형 업체와 밴 업무을 주로 하지 않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을 진행 중인 여신금융협회가 유효경쟁이 성립되면 입찰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낮은 수수료를 내세워 IC단말기 교체사업을 따내려는 군소 업체들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존 밴 업계 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입찰이 마감된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지원사업 입찰에 공공기관인 금융결제원과 신용카드사들이 출자해 만든 밴사인 코세스(Koces)를 비롯해 한국신용카드네트웍스·스마트카드·이니시스 등 결제대행(PG)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존 밴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대부분 대리점망이 없거나 적은 곳들"이라며 "65만개의 단말기를 교체하려면 기존 망을 운영하고 있는 대리점과의 위약금 등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10일 밴 대리점 업계는 여신금융협회와 금융당국에 "여신협회의 사업자 선정 입찰 방식이 특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요식행위이며 IC단말기 전환 목적보다는 밴 수수료 인하가 주 목적"이라며 "1,000억원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IC단말기로 교체할 것이며 이미 조성된 기금은 영세가맹점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카드 업계는 밴 업계의 이 같은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IC단말기 교체를 추진해오면서 밴사에 영세가맹점을 위한 IC단말기 교체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다가 입찰을 하루 앞두고 강짜를 놓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밴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이번 입찰을 통해 새로운 밴사가 주도권을 쥐고 밴 수수료를 낮춰버리는 것이지 사업의 타당성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윤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