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으로 '세상보기'..김주호 개인전

‘기념촬영’은 온 가족이 모여 그 단란함과 행복을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는 장면을 포착한 작품이다. 모두들 엄마를 향해 몸이 살짝 기울어져 있다. 의식하지 못한 저들의 현상속에서 가족의 근원이자 가족의 둥지가 엄마임을 보여주고 있다. ‘속마음 보인다’는 강아지를 안고 있는 남자와 여자를 묘사한 작품이다.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듯한 두 남녀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기둥처럼 서 있는 두 사람과 달리 그들이 안은 강아지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있다. 거친 화강석, 폐가가 된 한옥에서 구한 나무, 두꺼운 철판, 그리고 질구이를 재료로 단순하게 표현된 인물을 통해 우리 주변의 사람, 아니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는 인물조각 작업을 해오고 있는 김주호작가의 개인전 ‘세상 들여다보기’에서 만날 수 있는 일부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도 ‘소통’을 향한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조각작품만 있어 허전해진 벽면을 메우고 있는 드로잉이 많다. 입체로만 표현하기 어려운 작가의 메시지의 전달매체로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소격동 학고재서 20일까지 계속된다. (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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