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두 달 연속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달 주식 순매도 규모는 2년여만의 최대다. 채권까지 합쳐서 보면 지난달 국내 증시를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5조원에 육박, 약 4년만의 최고 수준이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월 중 국내 상장주식 2조2,61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6월에 3,890억원 어치를 내다판데 이어 두 달째 ‘셀코리아’ 기조를 지속했다. 월간 순매도 규모로는 2013년 6월의 5조1,0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영국의 투자자가 1조6,214억원 어치를 팔아 전월에 이어 가장 큰 순매도 세력이었다. 케이만아일랜드와 독일도 각각 7,785억원과 2,8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1조5,754억원어치를 사들여 5개월 연속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스라엘(2,997억원)과 일본(1,692억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권역별로 보면 지난달 유럽계 자금 2조8,099억원과 아시아계 자금 2,206억원 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은 430조5,770억원어치로 전월보다 14조5,000억원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28.9% 수준으로 2009년 7월의 28.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외국인이 주로 보유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비중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69조7,000억원어치를 보유해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39.4%를 차지했고 영국(34조4,000억원)과 룩셈부르크(26조3,000)도 보유 규모가 큰 편이었다.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지난 7월 중 2조6,180억원어치를 내다팔아 2개월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2월의 3조9,000억원 이후 최대 순유출 규모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합한 순유출 규모는 지난달 4조8,790억원으로 2011년8월(-5조8,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 순매도액은 1,565억원이었고, 만기 상환액은 2조4,619억원에 달했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1조2,521억원어치를 처분했고, 미국(-5,651억원)과 말레이시아(-2,962억원)도 채권 투자 순유출 상위권에 올랐다. 권역별로는 아시아계 자금이 2조1,232억원어치 빠져나가면서 순유출로 전환했다. 중동도 전월에 이어 순유출(-3,576억원)을 나타냈다. 유럽은 6,364억원 상당을 사들여 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말 현재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전월보다 2조6,000억원 감소한 103조원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8조3,000억원으로 17.7%를 차지했고 중국(16조 7,000억 원), 룩셈부르크(12조6,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유럽계 자금은 국내 상장채권 35조2,000억원어치를 보유해 34.2%의 비중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