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향토 클러스터] 통영 '명품 진주' 빛 발한다

美 FDA지정 청정지역 등 천혜의 조건바탕
자체 가공기술 확보 부가가치 4~5배 높여
"세계시장 6조원 규모" 지역경제 활력 기대



경남 통영의 진주(眞珠)산업이 세계시장을 향해 뛰고 있다. 통영진주가 지난해 40년만에 영세 규모의 양식사업이란 한계에서 벗어나 가공기술(패각에서 자란 원석 형태의 원주(原株)를 진주 모양으로 동그랗게 만드는 기술)을 확보, 명품(名品) 진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혁신 특성화 사업’ 정책에 발맞춰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의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사업단(단장 강석중 해양생명과학과 교수)이 일궈낸 쾌거다. ◇가공기술 확보해 부가가치 4~5배 높여 = 통영은 40년 이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주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튼튼한 양식 기술 기반 위에 두께와 광택에 있어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최고 품질의 진주 양산에 돌입했다. 통영 진주가 완성된 가공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원주 상태로 수출하던 때보다 부가가치 측면에서 4∼5배 이상을 벌어 들이면서 대박을 터뜨릴 기세를 하고 있다. 진주 시장은 국내의 경우 연간 1,200억원과 국제시장은 6조원대 규모로 급신장하고 있다. 통영의 진주 산업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혁신특성화 사업 정책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로 인해 통영의 진주 산업은 정부의 재정 지원과 산ㆍ학ㆍ관ㆍ연 협동체제 구축에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실 통영의 진주 양식은 정부의 지역혁신사업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가공기술이 없어 원주 상태로 일본에 수출하는 공급선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에는 생산된 129관(484kg)의 원주 중 불량 진주를 제외한 70관 원주 만 일본에 수출했다. 이들 원주는 일본에서 가공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역수입 돼 왔다. 1,200억원대의 내수 시장만 보더라도 엄청난 외화를 절약하는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경상대 RIS사업단 독자기술 확보 = 국립 경상대 RIS사업단은 1차년도인 지난해 원주가공기술 개발 및 현장애로기술 해결과 각종기초조사 등을 실시, 사업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국내외 마케팅, 테마관광, 토탈브랜드, 비즈니스 코디네이터, 자립화 구축 등 연속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진주산업은 세계시장 6조원, 국내시장 1,2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세계 진주 시장의 주 공급처인 일본산 진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고품질의 통영 진주가 세계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원주만을 생산해 주로 일본에 수출하던 종속적인 산업형태에서 멀지 않아 세계 굴지의 진주 생산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천혜의 조건과 양식ㆍ가공 기술 3박자 갖춰=통영해역은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청정지역이다. 좋은 진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해역의 자연 조건과 양식 기술,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통영은 이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는 곳이다. 연중 수온이 30도로 풍부하고 다양한 먹이 생물을 보유하고 있다. 어민들은 40년간 양식 기술을 발전시켜 두께와 광택에 있어서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진주를 생산하고 있다. 통영 진주는 이런 조건으로 진주시장에서 진짜 진주의 고향으로 불리고 있다. 풍부한 먹이를 먹고 자라는 통영의 진주모패(母貝)는 핵을 감싸는 진주 분미물 층이 0.3미크론 두께로 얇고 넓은 판상 구조 결정질을 가진 균일한 진주층을 형성, 진주를 보다 완벽한 원형에 가깝게 하며, 가장 좋은 빛깔인 핑크톤이 감도는 광택을 내고 있다. 통영의 4계절 수온변화 역시 핑크빛 또는 초록빛이 감도는 아름다운 광택을 지닌 진주를 만드는 자연조건으로서 안성맞춤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다 경상대학교 RIS 사업단의 가공기술 개발은 영롱한 진주의 빛을 더욱 발하게 하고 있다. ●통영 진주 특징- 거의 원형 형태에 핑크빛 광택 우수
좋은 품질의 진주는 우아한 색감이 나와야 한다. 또 형태가 원형에 가까우며 진주의 흠집이 전체 표면적의 0.8%미만에 그쳐야 한다. 통상 야코야 진주의 경우 9mm이하, 남양 진주의 경우 10mm 이상이 가장 이상적인 크기다. 빚깔은 골드 실체색(진주가 원래갖고 있는 색)에 그린핑크오버론을 띠어야 하고 진주층의 두께는 0.3mm이상이 돼야 좋은 진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것이 통영의 진주다. 통영에 적합한 야코야 진주는 천혜의 자연 조건에 의해 생성된 균일한 층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나오는 핑크빛이 감도는 광택이 타 진주와는 비교가 안될 만치 우수하다. 아시아에서는 화이트실버색에 핑크빛이 감도는 광택을 선호하는 데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색상에 따른 선호보다는 맑고 진한 색감을 중요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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