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를 의결함으로써 법정관리 중인 회사의 경영정상화 작업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노사 관계가 개선돼 효율적인 생산체제 구축이 가능해짐으로써 이달 중순 제출하게 될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 및 채권단의 평가에 긍정적인 요인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 유인은 물론 노사 상호 간의 신뢰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민노총 탈퇴가 다소 조급하게 진행돼 향후 내부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쌍용차 사측의 한 고위 관계자는 노조의 민노총 탈퇴가 결정된 8일 "회사가 정상화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결정은 노사 상생의 모습을 보여줘 회생계획안 인가나 신규자금 조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쌍용차는 노조가 지난 2000년부터 총 15차례의 파업을 벌이면서 총 1조원의 매출 차질을 빚었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77일간의 장기 파업으로 3,16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되풀이돼온 파업과 그에 따른 손실은 노조 내부의 문제도 있었지만 상부인 민노총과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발생한 것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노조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파업 일변도의 관행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노조의 민노총 탈퇴는 장기적으로 회사 매각 등 인수합병(M&A)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지난 77일간의 극렬한 파업으로 회사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면서 관심을 가졌던 기업들도 투자를 꺼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는 이 같은 우려도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측은 금속노조 등 상부 단체의 영향력이 사라지면서 자동차 노조의 고질적인 문제인 계파 간 갈등 등 소모적인 논쟁도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이번 쌍용차 노조의 민노총 탈퇴가 새로운 불씨를 남길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탈퇴 과정이 전적으로 노조의 자발적인 의지에서 비롯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노동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쌍용차 노조의 이번 결정과 일련의 절차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이는 새로운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