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賞 수상자 배출 프로젝트 가동중"

취임 1년 맞는 정광화 한국표준과학硏 원장


"지난 1년이 체질개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던 시간이라면 내년은 연구실적 향상과 교육훈련 강화 등 연구원 개개인이 구체적인 실천을 수행해야 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최초의 여성 기관장으로 취임 1년을 보낸 정광화(58)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의 첫마디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정 원장의 1년은 돌이켜보면 최초의 여성 원장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오히려 여성의 강점을 연구기관 경영의 효율성에 접목시킨 사례가 되고 있다. 표준연에서 30여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축적된 경험에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또 총 11회에 457명의 직원이 참여한 다양한 봉사활동과 농촌마을 돕기 행사 등의 '나눔'은 정 원장의 '부드러움'과 부합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6남매의 맏며느리이자 두 딸의 어머니인 정 원장의 이미지는 '부드러운 강함'이었고 이는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이 필요했던 표준연에 최적의 효율성으로 표출됐다. 이를 반영하듯 표준연은 세계 7위 수준의 표준기관으로 도약했고 정부출연 연구기관 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대외적으로는 정 원장이 '아시아태평양측정표준협력기구(APMP)'의 차기 의장에 당선됐으며 강대임 표준연 선임연구 부장은 '국제측정연합(IMEKO)'의 차기 회장에 선임됐다. "APMP 차기 의장 당선은 개인적인 역량이라기보다는 표준연이 세계적인 표준기관으로 위상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정 원장은 다소 겸손한 해명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겸손함과 달리 정 원장은 표준연뿐만 아니라 과학한국의 위상까지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바로 2020년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2개 연구팀을 가동 중인 프로젝트다. "미국국립표준원(NIST)은 지난해까지 두 차례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기초과학을 다루는 표준기관의 연구영역은 타 연구기관보다 노벨상에 상당 부분 접근해 있는 셈입니다." 2000년부터 4년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한국 여성과학자의 대표인물이 된 정 원장이 성별을 떠나 연구기관의 기관장으로서 얻은 성과는 곧 남성 주류사회에 새로운 문화적 충격을 던져주며 새로운 여성 기관장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는 도약대가 되고 있다. 한편 정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이론 소립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78년부터 표준연에서 진공표준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지난해 12월 표준연 원장에 취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