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최근 선거유세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처럼 대중의 안보 우려를 이용하는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이라크와 핵무기 공격, 테러위협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케리 후보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당 관계자들은 최근부시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안보가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시가 재선될 경우 이라크에서 더 많은 사상자가 나고, 이라크전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수 있으며, 징병제가 부활될 수 있고, 예비군이 비밀리에 소집되고, 미국 영토에 핵공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이 경고들은 때때로 증거가 없는 것이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민주당측은 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는 한 오사마 빈 라덴이 계속 위협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는 것이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케리가 유권자들에게 앞에 있는 위험에 대해 겁을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시를 돕는 결과를 낳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부시 대통령을 강력한 지도자, 테러를 가장 잘 다룰 능력이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시측도 역시 케리가 당선될 경우 또 다른 9.11사태나 더 심한 일들이 일어날수 있다고 점점 더 시사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공포의 정치'를 채택한 가운데 유권자들은 부시, 케리, 정치단체들이 내는 텔레비전 광고와 각종 연설에서 상대방 후보가 당선되면 세계가 더 위험해지고 사상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
보스턴대학의 커뮤니케이션대학 부학장인 토비 버코비츠는 "양측이 상대방 후보가 당선되면 일어날 일에 대해 미국 대중에게 겁을 주는 효과를 노리는 것은 놀라운일이 아니다"라면서 "놀라운 일은 왜 케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부시를 때리기 시작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측은 케리의 베트남전 참전기록과 상원에서의 경험이 유권자들에게 최고사령관으로서의 그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 건강보험, 교육, 경제같은문제들에 집중했다. 그러나 부시가 중요한 접전지역에서 케리와의 격차를 더 벌리자케리측은 작전을 바꿔 안보분야에서 부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케리 후보는 거의 매일 부시가 재선되면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고 핵위협과 테러리즘에 대한 집중이 계속 흐트러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에드워즈 케네디(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지난 27일 "미국 도시 위에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은 궁극적인 악몽이며 그 위험은 너무 현실적"이라면서 "이라크전은 그 버섯구름을 더 가능성있는 일로 만들었고 그것은 결코 일어나면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