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위기의식이 이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구조개혁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야 한다.』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5일 「99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KDI의 낙관적 경제전망과 개혁주문은 대기업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면서 노사분규에 강력히 대처하고 있는 정부에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면서 결코 「후퇴」가 없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치상의 낙관적 전망은 지난해 급심한 위축에 따라 상대적으로 커지는 「기술적 반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은 만큼 아직 확실하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경제 진짜 살아나나= KDI는 지난해 극도로 위축됐던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면서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4%대의 성장을 견인해 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는 99년중 실질소득과 자산가치의 회복으로 인해 4%내외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고, 설비투자도 금리하락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등으로 10%의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급격한 성장세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두자리 수 이상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왔던 재고가 내수회복을 통해 적정수준으로 복귀한데 힘입은 바 크다. 또 지난해 소비, 투자, 생산 등 대부분의 거시지표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지나치게 위축되었기 때문에 올해 나타나는 각종 지표호전은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더라도 소비와 설비투자의 호조에 따른 4%대의 성장, 생산증가와 재고감소 등은 전형적인 경기회복 국면을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다 수출의 둔화와 수입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2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물가상승률이 2%내외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거시지표 안정세가 뚜렷하다.
한편 낙관적 경지전망에도 불구하고 실업문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실업률은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과 신규노동력의 노동시장 참여 등으로 지난해 6.8%에서 7.4%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조개혁 적극 추진해야= KDI는 이같은 거시지표의 안정을 바탕으로 구조개혁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회복국면이 지난해 금융공황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단기적 부양정책의 결과이기 때문에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일거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여기에다 IMF 사태이후 대규모의 재정적자도 더 이상은 지속할 수 없는 상태에 와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철저한 구조개혁을 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는 제 2의 IMF사태 등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KDI는 특히 경기회복조짐과 내년 총선등 정치일정 등으로 위기위식의 이완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구조개혁의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같은 면에서 KDI는 올해 역점을 두어야 할 개혁조치로 개혁조치의 일관된 이행 기업·금융기관의 부실경영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기업구제정책의 과감한 축소 기업부채감축 등 금융부실확대요인 제거 중기재정건전도 회복을 위한 재정·정부개혁과 연금개혁 기업회계, 정부정책 투명성 제고 등을 꼽았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