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우승 물꼬를 텄던 최나연(28·SK텔레콤)이 두 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최나연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CC(파71·6,341야드)에서 열린 아칸소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의 '불꽃타'를 휘둘렀다.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7개에 이글 1개를 곁들인 그는 중간합계 13언더파 129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공동 2위 허미정(26),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이상 11언더파)와는 2타 차.
지난 2월 시즌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최나연은 최종 3라운드에서 시즌 두 번째이자 투어 개인 통산 9승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개막전 우승 이후 톱10에 한 차례 입상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던 그는 "이번 주 샷과 퍼트가 좋아 자신감이 들었다"면서 "스코어에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에만 집중해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63타는 최나연의 18홀 최소타 타이이고 후반 기록한 6언더파 29타는 자신의 9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전날 일몰로 1라운드 14개 홀만 치르며 6타를 줄였던 최나연은 이날 나머지 4개 홀에서 1타를 잃어 공동 7위가 됐다. 곧이어 출발한 2라운드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나섰다. 1번홀 버디와 3번홀 보기를 맞바꾼 그는 6번(파3)과 7번홀(파5) 연속 버디로 시동을 걸었다. 10번(파4), 11번(파3), 12번홀(파4)에서 3연속 버디를 엮어내며 기세를 올렸고 17번(파3)과 18번홀(파5)은 버디-이글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특히 마지막 홀 이글은 두려움 없는 공략이 돋보였다. 그린 앞을 연못이 가로막고 있는 이 홀에서 최나연은 두 번째 샷을 앞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3번 우드와 피칭 웨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물 앞까지 끊어가는 방법 대신 곧장 그린을 노리는 길을 택했다. 3번 우드 샷은 워터해저드를 넘어 그린에 떨어졌고 13m 가량의 퍼트가 왼쪽으로 휘어지며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갤러리들은 갈채를 보냈다.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뒤 첫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컷오프의 고배를 들어 희비가 엇갈렸다. 시즌 4승을 노린 그는 2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컷 기준인 2언더파에 1타 모자란 공동 75위로 일찍 마감했다. 박인비가 컷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5월 에어버스 클래식 후 1년여 만이다.
세계 3위이자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6타를 줄여 양희영(26)과 함께 공동 4위(9언더파)에 자리했다. 세계 2위인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8)는 공동 40위(3언더파), 박인비에 이어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2위에 올라 있는 김세영(22·미래에셋)은 공동 59위(2언더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