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 결정을 또다시 유보했다. 금융당국의 부정적 시각으로 입찰 포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다시 한 번 결정을 미뤘다.
교보생명 경영위원회는 25일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영위원회는 우리은행 입찰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으며 신창재 회장, 이석기 전무, 사외이사 2명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열린 이사회에 이어 두 차례 모두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교보 관계자는 "다음 경영위에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마감일인 28일 하루 전인 27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창재 교보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경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보생명의 장고를 놓고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우선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신창재 회장 개인 대주주가 있는 교보에, 그것도 은행산업 경영 경험이 없는 곳에 팔고 싶지 않아 한다. 당국은 이미 여러 차례 교보 측에 인수전 참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다.
당국의 의중에 불만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승부가 뻔한 싸움에 나서기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그러나 결국에는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적어도 예비입찰까지는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자금이다. 교보는 2조원 규모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교보 관계자는 "입찰 전까지 아직 협의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공동 투자 협의 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는 거꾸로 재무투자자(FI) 구성 등에서 완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적은 금액을 베팅할 경우, 유효경쟁이 성립돼 외국계로 넘어가는 데 도리어 '도우미' 역할만 할 수 있다.
이 경우 거센 사회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신 회장으로서는 이래저래 쉽지 않은 결정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