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관통 터널공사에 반대하는 지율스님(48.여)은 3일 단식 100일째를 맞았으나 정신 건강은 다소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장소인 정토회의 지도법사 법륜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율스님은 현재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얼굴에 생기가 돌아온 상태다"고 전했다.
그는 "지율스님이 자신을 돕겠다는 각계의 여론을 의식하면서 정신적인 외로움에서 벗어난 것 같다"며 "오늘은 `취재진에게 전하는 말'을 별도로 챙길 정도로 의식이 또렷해졌다"고 말했다.
지율스님은 "꾸준히 나와 천성산 문제를 다뤄준 기자들에게 감사하다. 단식 보다는 환경적 가치에 보도의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이날 정토회측을 통해 취재진에게 전달했다.
법륜스님은 "지율스님의 신체적인 상태는 그대로지만 어제부터는 둥굴레차를 조금씩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진료를 거부한 데다 양의(洋醫)의 처방도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해 입원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스님은 기자회견에 앞서 "종교계, 사회 각계에서 관심과 염려를 보내주고있어 고맙다. 청와대와 정부에도 감사하다. 불가능의 벽에 가능의 금이 생기는 것같다"고 언급, 정부와 막후 교섭에서 모종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해찬 총리, 허남식 부산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과 전 조계종 총무부장인원택스님, 법정 스님 등 종교계 인사들은 이날 오후 정토회관을 방문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