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남부권 중추 항만 역할을 담당했던 울산항이 주변 항만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한 채 2류 공업항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항만시설에 대한 당국의 투자 미흡과 소극적 항만 운영 정책 등이 빚어 낸 합작품으로 각 산업 전반에 갈수록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7일 울산지방해양수산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이후 울산항의 총 물동량은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들어서도 총 물동량이 4,055만여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08만톤에 비해 겨우 3.8%의 증가하는데 그쳐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멈출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고부가 항만 수입과직결되는 컨테이너 처리 물량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울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총 3만9,342TEU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30.8%나 줄어들었다.
컨테이너 한 개당 25만원의 수입 효과를 감안하면 지역경제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울산항의 침체는 극도로 항만시설이 극도로 노후됐는데도 제대로 된 시설투자가 이루어지지않는데다 당국의 포트세일즈도 크게 미흡, 선사 및 화주들의 기피 현상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울산항은 전체 43개 점검대상 가운데 재난위험시설인 D등급이 4개소이며 보수가 시급한 C등급이 9개소에 달하고 있다. 또 수시 점검을 요하는 B등급도 27개소나 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최근 조사결과 드러났다.
게다가 지난해 울산항을 찾았던 90여만개의 컨테이너가 처리할 곳이 없어 이 가운데 무려 60여만개가 부산항으로 발길을 돌려 엄청난 손실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는 “울산항이 차지하는 지역경제 비중이 매우 큰데도 지난 70,80년대 공업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의 획기적인 항만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2류 공업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울산=곽경호기자 kkh1108@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