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26%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장외거래를 통해 노르웨이 골라LNG 계열 투자사인 제버란트레이딩 등 3개사가 보유한 주식 1,990만주(지분율 18.43%)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단가는 주당 1만8,000원으로 매입 자금은 총 3,420억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시간외거래를 통해 현대상선 지분 8.25%(850만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분율은 총 26.68%로 현대엘리베이터 등 특수관계인(23.53%)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제버란트레이딩은 노르웨이 골라LNG 계열 투자사로 현대상선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부각시켰던 기업이다. 현대상선은 이에 대응하면서 현대건설 인수자금도 마련하기 위해 최근 3,1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최대 고객인 현대상선이 최근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어 고객 확보와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을 적대적 M&A에서 구하기 위한 ‘백기사’라는 의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KCC 등 범현대가와 연대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인수 배경 및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