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버냉키·가이트너까지 염탐?

거래정보시스템 취재에 활용 의혹

세계적인 경제전문 매체인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들이 정부관료ㆍ금융인 등이 이용하는 '금융거래정보단말기'를 이용해 고객들의 정보를 염탐하고 취재에 활용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의 접속정보에도 접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금융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기자들은 회사가 운영하는 금융거래정보시스템 '유비쿼터스 트레이딩 인포매이션 터미널'을 이용해 사용자들의 거래 정보를 파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거래정보 단말기는 은행가, 재무부 관료, 헤지펀드 매니저 등 세계적으로 3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자들은 단말기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데 이런 접속 정보들이 블룸버그 기자들에게 흘러 들어 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AP통신은 연준이 블룸버그 기자들이 금융 당국 관리들의 단말기 접속 정보에도 접근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직 블룸버그 직원이 버냉키 의장과 가이트너 전 장관의 단말기 사용정보에 접속한 사실을 시인했다는 CNBC방송 보도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로 거액의 손실을 가져온 JP모건 투자담당 직원 브루노 익실 사건을 취재하면서 해당 단말기를 이용했을 수 있다는 의심을 JP모건 측으로부터 받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은행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 소속 기자가 한 골드만삭스 파트너의 블룸버그 단말기 로그인 기록을 거론하면서 그가 회사를 떠났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최고경영자인 대니얼 닥터로프는 골드만삭스로부터 항의가 제기되자 기자들의 단말기 접속을 차단하고 내부 메시지를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닥터로프는 블룸버그 기자들이 접속할 수 있었던 정보에 보안 등급 정보, 신분(지위) 정보, 거래정보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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