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계는 '손톱 밑 가시'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는 것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는다. '손톱 밑 가시 힐링센터' 등을 통해 각종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수집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진척사항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건의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 손톱 밑 가시 힐링데스크가 만들어진 지난해 1월, 접수된 건의사항은 299건으로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이후 힐링센터가 설치된 지난해 3월까지 총 698건이 모아졌다. 이는 전체 손톱 밑 가시 중 절반을 넘는 숫자(54.6%)다.
반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7월 13건, 9월 7건, 12월 27건 등 점차 관심도는 사그라졌다. 7월부터 연말까지 접수된 손톱 밑 가시는 전체에서 고작 10% 남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산공단에 위치한 B중소기업 대표는 "지난해 초 손톱 밑 가시를 건의했지만 전혀 제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주변에서는 결국 우리 같은 사람들이 떠들어봐야 소용없다며 허탈해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오히려 건의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부담이 가중돼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C사장 역시 "중소기업들에 생존이 걸릴 수 있는 일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며 "작은 문제가 암덩어리로 커지기 전에 수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손톱 밑 가시를 참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게끔 부처 평가사항에 넣자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분기별로 손톱 밑 가시 보고대회를 여는 등 정책담당자들이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 현장을 다니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답을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굵직한 사안에만 힘을 쏟다 보니 작은 규제, 즉 손톱 밑 가시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규제를 해결하려면 제도를 바꾸는 등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되면 된다, 안 되면 안 된다 등의 피드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책임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지도록 총리실 주도하에 규제개선 성과를 평가하는 것도 경쟁을 통한 빠른 규제개선을 돕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