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결국 한미 금리가 역전됐으나 유동성 축소 우려 등에 따른 증시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연 3.25%에서 연 3.5%로 인상했다.
이는 현재 연 3.25%인 우리나라의 콜금리보다 0.2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한국을 웃도는 것은 지난 2001년 2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론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분명 국내 증시 입장에서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이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간 금리 역전에도 불구, 유가 하락과 전날 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10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44포인트 오른 1,113.21을 기록하며 이틀째 비교적 강한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 미국의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좋은만큼, 속도는 빠르지않더라도 올해말까지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한-미 금리 차이가 더욱 커진다고해도, 국내 증시에 타격을줄만한 급격한 유동성 축소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경간의 실제 자금이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책금리 차이가 아니라시장금리 차이인데다, 오히려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수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 정책 성명서에서 '신중한 속도의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남아 FRB의 강도 높은 긴축 기조전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고 해석했다.
고유선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일단 이번 성명서 내용으로 미뤄 공격적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말까지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미국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올 하반기께 금리 인상기조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최근 여러 거시지표를 통해 미국경제의 비교적 탄탄한 성장세가 확인되면서 FRB가 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까지 미국의 정책금리가 4~4.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동양증권 이 이코노미스트도 4.25%까지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해외자금이 급격하게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금리 인상이 증시에서 '경기 회복' 신호로서 호재 역할을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정책금리인상에도 불구,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은 낮다"면서 "정책금리의 추가적 인상은 2001년 이후 지나치게 낮아진 기준금리의 현실화 과정일 뿐이므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이어 "오히려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무게를 두고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의 고 이코노미스트도 "과거 89년, 94~95년 등 미국의 금리인상기후반에 미국 증시는 오히려 강세를 유지했다"면서 "이는 유동성 유출에 따른 우려보다 경기확장에 대한 기대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경험으로 미뤄 이번 금리인상기 후반에도 미국 증시는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한국 증시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