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병재 부회장 "영창악기 옛 명성 되찾기 박차"

생산성 30% 높이고 신모델 출시 해외판매등 확대
작년11월 적자행진 멈춰… 올 550억원 매출 목표


"하드웨어는 모두 고쳤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를 바꿔 재도약에 나서겠습니다" 지난해 5월 법정관리 중이던 영창악기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병재(65) 부회장은 경영을 맡은 지 1년만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원가를 높이던 생산구조를 모두 바꿨고, 동유럽 등 새로운 해외 판매망도 구축하고 있다"며 "기존의 영창악기보다 좋은 품질을 보여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6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99년 현대ㆍ기아차 부회장으로 취임할 때까지 자동차업계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인물. 그는 현대산업개발 고문으로 있던 지난해 정몽규 현산 회장으로부터 새로 인수한 영창악기 경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지난 56년에 설립된 영창악기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피아노 시장의 15%를 차지하며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에 오를 만큼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98년 외환위기 여파로 사세가 위축됐고 2004년 9월 부도를 내면서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가 취임해보니 판매량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도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그는 가장 먼저 공정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바꿀 것은 처음에, 아주 확실하게 바꿔 놓아야 작업이 바뀌고, 또 생각이 바뀝니다. 인천공장과 중국 텐진 공장을 기둥, 벽, 지붕만 빼곤 다 뜯어고쳤습니다" 그의 이 같은 노력은 생산성 30% 향상 등 이미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적자 행진이 멈췄고 그해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 늘어난 550억원이다. 다음달에는 신시사이저 신모델 '커즈와일 SP2X'를 출시해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들어간다. '커즈와일 SP2X'는 신세대 음원칩 '마라(MARA)'를 적용, 피아노 소리를 잘 구현하면서도 신시사이저 입문자들이 편하게 디지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해외 거래망을 복구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진출 국가를 현재의 35개에서 내년 6월까지 10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만 빼고 모든 국가에 영창악기를 파는 게 목표입니다. 영창악기의 부활을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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