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레니엄 첫대선] 고어 고전, 고향서 패배가 결정타

[美 밀레니엄 첫대선] 고어 고전, 고향서 패배가 결정타 테네시주서 11명 확보 못해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이토록 고전하게 된 것은 고향인 테네시주에서의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고어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플로리다를 제외하면 260명. 고향 테네시주에서 이겼다면 플로리다 개표 결과와 관계없이 승리가 확정되는 셈이었다. 결국 고향 테네시주가 등을 돌리면서 고어는 뼈아픈 패배의 길목에 서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테네시는 남부의 다른 주들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확실한 표밭에서 공화당에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지역의 한 곳으로 꼽혀왔다. 전체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흑인의 비중이 13%로 전국 평균 10%보다 높은 편이지만 자신을 종교적 우파로 밝히고 있는 유권자가 39%로 평균 17%에 배 이상 높아 보수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성향은 이미 주지사와 상원의원 2명, 하원의원 9명 중 5명이 공화당 출신으로 채워지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여기에다 고어가 워싱턴에 너무 밀착돼 중앙무대 정치인이지 테네시출신 정치인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이었다. 부시가 선거 전날에도 테네시주에서 유세를 하면서 고어 고향에서의 승리를 호언장담한 것도 이를 배경으로 하고있다. 고어는 지난 92년과 96년 대선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테네시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빌 클린턴 대통령이 각각 5%와 2% 포인트 차이로 선거인단 11명을 모두 차지하게 만드는 1등 공신이 됐지만 자신의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성향이 공화당 지지로 바뀌는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미국에서도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면 텃밭을 다져놓는 것이 기본이 돼 대통령 후보로 자기 고향 선거에서 패배한 경우는 지난 72년 사우스 다코타에서 리처드 닉슨에게 패배한 조지 맥거번이 28년만의 일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11/09 10:0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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