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의 핵 경기도] 손학규 지사 “행정도 경쟁력”

지난해 말 선진 기업을 유치해 지역개발ㆍ고용창출은 물론 동북아 허브지역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경기도지사 집무실. 세계적 IT기업인 I사 실무담당자 4명은 경기도의 통신, 도로, 인력, 투자효과 등 투자여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의 눈앞에서 각종 도표와 지도를 놓고 유창한 영어로 설명하는 공무원은 다름아닌 손학규 경기도지사 였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외자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CEO급 결정권자도 아닌 자신들을 대상으로 도지사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설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물론 이렇게 형성되기 시작한 양측의 신뢰는 중국 등 유치경쟁지역을 따돌리고 수억달러 규모의 계약단계에 접어들어 “행정도 경쟁력”이라는 손지사의 말에 무게를 실었다. 손 지사의 집무실을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도표들이다. 일종의 사업 흐름도(Flow Plan)인 도면에는 지난해 경기도 경제팀의 최대성과라고 할 수 있는 `파주 LG-Philips LCD공장`의 완공까지 필요한 행정절차 및 지원일정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각종 현안들이 일자별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는 한걸음씩 진행하는 수세적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손지사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러 현안을 동시에 수행하는 `시(時)테크`와 우선 “질과 속도의 개선을 통해 행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 또 손지사의 특이한 `관(官)로비력(?)`도 경기도 행정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이다. 손지사는 경기도 현안 협의를 위해 중앙부처를 방문할 경우 보통 2시간 이상 소비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손지사는 “실무지가 모른 채 제대로 진행되는 사업은 없다”는 생각으로 차관에게는 장관 면담 결과를 알린다. 또 기획괸리실장에게는 현안 조정시 경기도 입장반영을, 국장과 담당 과장ㆍ실무자에게는 현안과 절차상 문제의 해결을 각각 요청한다. 손지사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은 “지사의 방문에 당황하는 실무자와 앉을 자리가 없어 곤란한 경우는 있지만 효과는 만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