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지 1년도 안된 중고 MP3 플레이어가 온라인을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고 MP3플레이 온라인거래 전용코너를 마련한 옥션의 월평균 거래량은 2억원 정도로 전용코너를 만들기 전인 지난해(월평균 8,000만원)보다 거래규모가 2.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간격이 올 들어 1.5개월로 짧아진 데다 출시된지 몇 달 안된 제품을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10~30%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한 10~20대를 중심으로 중고제품을 팔고 돈을 보태 최신 제품을 사는 구매형태가 유행하고 내수경기 침체로 알뜰 구매파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MP3 마니아들 사이에선 MP3플레이어를 제값 받고 팔기 위해 케이스를 보관하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중고시장에 나온 제품들은 사용한 지 1년 미만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옥션에서 거래되는 중고 MP3플레이어의 가격은 사용한지 3개월 이내 제품은 구입가격의 90%, 6개월 이상~1년 미만 제품은 70% 수준. 옥션 관계자는 휴대폰ㆍ디지털카메라를 비슷한 경우로 꼽으며 “불황에도 다양한 제품들을 자주 바꿔 쓰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경쟁이 계속되는 한 중고매매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매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몇몇 판매업자들은 신제품을 중고제품으로 둔갑시켜 내놓는 경우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것 같은 중고제품 거래가 활발한 마당에 가격이 비싼 신제품을 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제조업체들이 실시하는 보상판매와 가격인하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출시된 지 1년 정도 지나야 가격인하에 들어가는 데다 할인폭이 작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은 보상판매도 중단했다. 기존 제품을 가지고 오면 3만~5만원 싼 값에 신제품을 제공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들이 보상심리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