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길 평일 점심마다 보행전용거리로 운영될까

서울시가 정동 덕수궁길을 하반기부터 평일 점심때마다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앞서 5월 21일부터 사흘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대한문∼원형분수대 310m 구간을 보행전용거리로 시범 운영해 차량을 통제한 바 있다.

차도와 보행로가 좁은 해당 구간에는 대한문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이 있어 관광객과 공무원 등 유동인구가 많아 특히 점심 무렵이면 혼잡하다.

시는 지난 5월 해당 구간에 차량 진입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한 결과 일일 보행량이 평시 4,995명에서 5,241명으로 5%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보행량의 38.7%가 점심때인 오후 12시 15분부터 45분까지 30분 사이에 집중됐다.

시는 또 시민 1,23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3.4%가 덕수궁길을 보행전용거리로 운영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55.7%는 덕수궁길 보행전용거리에서 공연을 감상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26%는 그냥 빈 상태로 두자고, 17.4%는 전시회를 열자고 답했다.

시는 남대문경찰서, 중구와 협의해 매주 평일 5일간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덕수궁길을 보행전용거리로 정례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보행전용거리 운영 시간이 아닐 때에는 자동으로 내릴 수 있는 전동식 볼라드를 설치해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차량 통행을 막을 계획이다. 단, 소방차 등 필수차량은 통행을 허용한다.

영국 ‘빅 런치 스트리트’와 캐나다의 ‘세인트 캐서린 스트리트’에서 착안해 길거리 공연 등 시민 주도의 다양한 콘텐츠도 운영하기로 했다.

기업·단체 등 공모를 통해 기부형 벤치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올 하반기부터 덕수궁길의 보행전용거리 운영을 정례화하고, 내년 이후에는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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