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나 증권회사가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보험처럼 객장 밖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7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이날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회사가 판매하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투자상품은 보험과 동일하게 방판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은행이나 증권회사도 펀드나 ELS 등 금융투자상품을 지점 외 지역에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발달로 은행이나 증권회사들이 영업점 외에서도 금융투자상품을 무선통신기기나 전자문서를 통해 판매할 수 있으나 현실은 다르다"며 "이들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2주 이내에 철회가 가능하다는 방판법의 조항에 묶여 객장 밖 판매는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상품은 현재 지점 외부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방판법 철회 조항에 발목이 잡혀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간에 따라 가격이 변동돼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특성상 '고객이 상품 구매 이후 2주 내 상품 철회를 할 수 있다'는 방판법 철회 조항이 적용될 경우 손실보상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판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소비자 책임으로 재화 등이 훼손되거나 ▦사용으로 가치가 떨어진 경우 ▦복제 위험이 있는 재화 등의 포장을 훼손할 때는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실체가 존재하는 상품에 해당되는 사항으로 펀드나 ELS 등 금융투자상품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올 들어 국내 증권회사가 객장 밖 판매를 위해 아웃도어세일즈(ODS)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