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컨트롤타워 설치 힘받나

여의도연 "총리실에 구축 필요"
함진규 발의 관련법 통과 주목

가뭄에 대비해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법안이 과거에도 발의됐으나 부처 간 이기주의로 실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정치권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만큼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17일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내용의 '가뭄재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국민안전처·환경부 등 가뭄 대응 기관이 분산돼 있는 만큼 국무총리실이 통합 지휘해 통합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이미 과거 국회에서도 논의됐으나 부처 간 조정이 안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대 국회 당시 물 관리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정부안이 계류됐으나 처리되지 못했다. 18대 국회 때는 당시 김소남·이윤성·이병석 의원 등이 각각 물관리기본법을 발의했으나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돼 폐기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수질에 중점을 둔 환경부와 수량에 중점을 둔 국토부 간의 대립이 국회에서 환노위와 국토위로 이어지면서 법안 논의가 실질적으로 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19대 국회 역시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이 물관리기본법안을 발의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함 의원이 발의한 안은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무총리실에서 실무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을 놓고 관련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의 의견을 받는 과정에서 법안에 대한 환경부의 부정적인 반응이 드러났다.

당시 속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환노위에 출석한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이 법안은 수량 확보 쪽에 중점을 뒀고 앞으로 수질 문제에 중점을 둬야 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이 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1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참석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물 관리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기관 설립은 혼자 결단할 수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가하천은 국토부, 지방하천은 광역자치단체, 소하천은 기초자치단체 등 관리주체가 다 다르다"면서 "이번에 통합 관리하는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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