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코앞인데 … 꽉 닫힌 소치

테러 공포에 치안 최우선
외국인 특별비자 있어야 출입
내국인도 허가증 받아야 통행
호텔·도로 등 공사도 못 끝내
가장 폐쇄적인 올림픽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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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폐쇄적인(the most closed) 올림픽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러시아 남부의 작은 휴양도시 소치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소치에서 전세계 손님맞이에 들뜬 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한적했던 휴양도시가 삼엄한 '요새'를 방불케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상 가장 '폐쇄적'인 올림픽을 예고했다.

전세계 축제의 장이어야 할 올림픽 개최지가 폐쇄적인 요새가 된 것은 테러 공포로 치안이 최우선시되면서 온갖 출입통제와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치 일대에는 10만명의 보안요원과 군인이 깔렸다. 경기장은 물론 도시로 진입하는 길목 곳곳에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선 것이 예사다. 올림픽 구경을 위해 소치를 방문한 내국인들도 지역 관청을 직접 방문해 허가증을 받아야 통행이 가능하며 외국인은 별도의 특별비자를 발급 받은 경우에만 출입이 허용된다. 경찰이 도로 곳곳에서 불심검문을 통해 신분증 검사를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미 지난달 7일부터 거주자 차량 외에는 소치 일대 진입이 금지됐다. 산악지대에는 미사일이 배치됐고 상공에는 정찰기들이 수시로 비행 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처럼 삼엄한 경비 때문에 올림픽으로 지역 경기가 활성화 되기는커녕 지역 레스토랑들은 오히려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도시 밖으로 쫓아내느라 호텔·도로 등 인프라 공사가 미처 끝나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실제로 상당수 호텔의 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아 예약자들에게 임시숙소가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신기자나 내국인들은 벌써 과도한 치안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테러 발생 가능성에 극도로 민감한 러시아 당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소치 동계올림픽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러시아가 돌아왔다(Russia is back)'는 것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것을 무엇보다 경계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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