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8일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인 딜로직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8월 한달 동안 발행된 기업들의 주식과 회사채는 약 1,6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7월의 절반 수준이며 월간 기준으로는 4년만에 최저치다. 8월은 여름 휴가 기간이 겹쳐 있어 자금 조달이 활발하지 않지만 이처럼 규모가 축소된 것은 신용평가사가 미국 국채에 대한 등급을 강등해 시장이 흔들렸던 2011년 8월(1,197억 달러) 이후 처음이다.
신주 발행은 357억 달러로 7월에 비해 40% 줄었다. 전 세계적으로 신규 주식 공개(IPO) 및 상장 기업의 증자 취소가 잇따른 결과다. 미국 자원개발 회사인 ‘필라델피아 에너지’와 브라질 운수회사인 ‘아주르’는 8월로 예정된 IPO를 보류했다. 투자자의 참여 의욕이 저하되고, 조달액이 예상을 크게 밑돌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공작기계 생산업체인 쓰가미는 중국 자회사의 홍콩 증권 거래소 상장 신청을 1년 연기할 방침을 굳혔다. 8월에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주가 급등락의 여파로 절차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액은 1,312억 달러로 7월 수준에 절반이다. 올해는 미국 금리 인상을 의식한 조기 채권 발행이 잇따라 7월까지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8월에 들어서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일본의 가전 양판점인 노지마는 약 150억엔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 920만주의 증자를 추진하다 지난달 26일에 이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가가 증자 발효전에 비해 40% 이상 하락해 증자를 실시한다고 해도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투자자들이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금융 시장에 대한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어 발행 시장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선진국의 대규모 금융 완화로 금융 시장은 돈이 넘쳐나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 덕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달리 자금 조달 문제에 직면한 기업들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장기 자금을 충분히 조달하지 못해 성장 전략의 재검토를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