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왑의 자산은 92년부터 96년까지 연평균 무려 40% 성장해 2,530억달러로 전체증권사중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당 순이익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6%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슈왑의 최대강점은 경비를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고액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일일이 상담을 해주는 보통의 증권사들과는 달리 슈왑은 직접 투자상담을 해주지 않는다. 덕택에 점포가 거의 필요없다. 대신 독립된 투자상담사들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고객과 투자상담사를 연결시켜주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물론 일상적인 거래는 대부분 인터넷을 통하도록 돼 있다. 비싼 임대료를 내는 대형점포를 갖추고 어마어마한 연봉을 줘야 하는 직원들을 채용하는 증권사들과 비교하면 슈왑이 월등히 싼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불문가지. 이른바 할인증권사(DISCOUNT BROKER)다.
그렇다고 슈왑이 「싸구려」만은 결코 아니다. 슈왑이 제시하는 패키지 금융상품인 「원소스(ONE SOURCE)」를 이용할 경우 고객들은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다. 이 「원소스」를 통해 고객들은 미국내 70여개 뮤추얼펀드들이 내놓고 있는 620개의 상품을 각자의 성향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일종의 금융 슈퍼마켓인 셈.
다시말해 찰스 슈왑은 직원들이 투자상담을 해주지 않고 제3의 투자상담사들을 연결시켜주기 때문에 싼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고, 고객들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해 불편을 최소화시켰다. 인터넷거래의 활성화, 영역구분철폐라는 큰 추세속에서 찰스 슈왑의 전략은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증시활황에 힘입어 그동안 움츠려왔던 증권사들이 다시 확장세에 돌입했다. 증권사들마다 직원을 늘리고 점포를 신설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해말 1,076개였던 점포는 7월말 현재엔 1,232개로, 인원은 2만1,935명에서 2만6,487명으로 늘어났다. 물론 계약직들을 대폭 늘리고 인터넷거래비중도 늘리는 등 과거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몸집 키우기의 사고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미국 증권업계의 벤치마킹대상인 찰스 슈왑과는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증시활황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현재의 몸집키우기가 어느 정도 통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증시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게 뻔하고 그 때는 수수료로 영위하는 증권사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게 뻔하다. 또 다시 국민들은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나. 현재의 증시호황이 또 다른 부실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왠지 상쾌하지가 않다.
정경부 崔性範차장SB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