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중국고섬 사태 이후 끊긴 중국 기업 상장 활성화를 위해 중국 알짜 기업 유치에 나선다. 때마침 중국 정부도 해외 상장 규정을 완화했다.
지난 2011년 6월 완리인터내셔널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중국 기업의 한국 상장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 국영기업과 본토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제18기 3중 전회 결과를 정리해 발표한 '중공중앙의 전면적 개혁심화에 대한 결정'에는 CSRC의 기업공개 심사 완화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중국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CSRC가 기업공개 신청 서류의 합법성 및 기업 내용의 양적·질적 심사까지 담당했으나 올해 1월부터는 신청자료의 정합성에 대한 심사로 축소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이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완화된다는 게 핵심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CSRC의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중국 국영기업이나 본토기업의 해외 상장은 거의 대부분 홍콩거래소에서 이뤄졌다"며 "중국 당국의 규정 완화로 앞으로 좋은 기업을 데려올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CSRC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국영기업이나 본토기업을 상장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새로운 중국 기업 유치 경로를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장폐지된 기업을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에 상장됐던 중국 기업은 16개로 이들 기업은 모두 지주사 형태로 상장됐으며 국영기업은 한 곳도 없다. 이 중 6개 기업은 상장폐지 됐다.
홍콩법인장을 지낸 바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한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며 "비슷한 수준의 기업을 한국에 데려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성사된다면 앞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당국의 규정 완화에 맞춰 동인당약품이 국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제약업체인 동인당약품은 최근 국내 한 증권사와 상장 주관 계약이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인당약품은 중국 베이징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으로 계열사인 동인당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상장 주관사로 유력한 증권사 관계자는 "동인당약품은 중국에서 브랜드 가치가 1위이기 때문에 기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과는 유명도나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